초등학교 실과시간 조리실습의 기억 장어냠냠

국민학교때 실과라는 과목이있어서 1년에 한두번씩 조리실습을 하곤했지요.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뭔가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평소에는 잘 먹지 않던 음식을 만들어도 괴식을 만들어도 다 꿀맛처럼 느껴지곤했지요.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그 때의 기억이 나길래 놓치기 싫어 써봅니다.


초등학교때 조리실습했던 것은 과일깎기. 오이냉국(괴식괴식), 김밥.


첫번째 했던 조리실습은 과일깎기.


각자 집에서 칼과 사과를 하나씩 들고 와서 깎아보는.그리고 조별로 접시에 담아서

누가 제일 이쁘게 깎았나로 점수를 주는 방식이었죠.

조심조심 칼을 잡고 사과껍질을 아예 썰어내버리는 -ㅂ-) 귀여운 국딩들.

사과깎다가 쿵쿵 떨어뜨려서 수돗가에 가서 씼어오고, 후후 불어 먼지를 털어내고,

직접 시식을 해야하는 담임선생님 얼굴은 점점 노랗게 변해가더군요.

나름 자신이 있었던 저는 슥슥 깎아서 조아이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우쭐대고 있는데,

다른 조에 있던 제 친구가 토끼모양 사과깎기를 하는 겁니다!! (궁극의 그 기술!!)

결국 우리조는 2등을 했고 전 그 날 분해서 집에 가 사과만 열심히 깎아댔으나

원래 사과를 안 좋아해서 먹지도 않으면서 사과만 버린다고 무지 혼났습니다.

.
두번째 실습은 무려 오이냉국

그당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고학년이었는데 오이냉국 좋아하는 애들은 별로 없었죠.

모처럼 신나는 실습인데 오이냉국을 만든다니까 애들은 다 =ㅁ=)!! 이런 표정.

6명씩 조를 짰는데, 계획성 없는 우리 조, 아무도 준비물을 안 가져왔습니다. 우왕ㅋ 굳ㅋ

(절대 저는 우리조 조장이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은 무서운 얼굴로 너네 조는 빵점이다?!! 라고 선언하셨고 '엄마한테 혼난다!!'

라는 생각에 절망에 찬 우리 조원들은 각자 친한 아이가 있는 조에서 재료를 구걸해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조들도 재료를 잘 몰랐는지 재료가 다 다르더군요. 눈치를 보면서

각자 다른 재료를 공수해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물은 대충 수돗가에서 받아오고,

식초정도야 다들 흔쾌히 빌려줬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오이. 오이는 어쩌지?

오오 옆 조 애가 오이를 채썰다가 바닥에 엎었습니다. 우리 조 애들이 모두 달려가서!!

떨어진 오이를 모두 훔쳐왔습니다. (제가 시킨 게 아닙니다)

수돗가에 가서 쓱쓱 씻어오고, 식촛물에 풍덩풍덩. 이야 썰 필요도 없이 편하네.

다른 조 애들이 불쌍했는지 미역을 좀 줍니다. 오이 넣고 미역넣으니 꽤나 그럴싸~

그리고 깨 좀 뿌리고. 설탕을 조금 넣고, 참기름을 넣고. =ㅂ =)!?!? 다른 조 애들이

잘못 가져온 듯한 재료는 모두 다 우리 조에게 줘서 신나게 넣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먹다남은 라면스프를 넣으면서 "이게 조미료니까 맛을 내줄거야"

라고 외치며 우리조는 멋지게 오이냉국(?)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그 괴이한 과정을 모두 지켜보시던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먹으라고만 하지않으면 10점 만점에 8점을 주마=ㅅ =) 단 그 냉국은 너희 조가

전부 다 먹어야된다."

라고 하셨고 빵점에서 8점이 된 우리는 신나게 직접 만든 냉국을 먹었고,

그건 정말 이상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습니다.
 
정말 그 많던 냉국를 서로 더 먹겠다고 싸워가며 먹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직접만든 냉국을 엄마에게도 드리고 싶어서 가져왔던 보온병에

조금 담아서 집에 가져갔습니다. 직접 만든거라며 맛있다고 자랑하며 딸이 내민 오이

냉국(!?)을 흐뭇하게 마셔보시던 엄마는 ㄱ-) 싱크대에 달려가서 토했..

그리고 이 내가 손수 만들어온 이 맛있는 걸 뿜어!?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저에게

" 너 여기다 라면스프랑 참기름 넣었지!!! =ㅁ=)!!! 게다가 달아!!!!"

라고 소리를 지르셨고 저는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슬픈 이야기=ㅅ=)r.


그리고 초등학교 마지막 조리실습. 김밥.

1학기때는 오이냉국. 2학기때는 김밥. 조는 출석번호 순으로 짰기때문에 우리조는

구성원이 모두 똑같았습니다-__-) 서로를 암울하게 바라보던 우리는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자!! 하고 쌀, 냄비, 부르스타, 김밥마는 발, 김밥용 김 가져오는 당번까지

완벽하게 정했습니다. 아마 제가 쌀이었지요. 불안하게 우리 조를 살피는 선생님을 보며
 
우리는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쌀을 씻고!! 물을 잘 맞춰서!! 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냄비에 밥을 하니까 뚜껑에 무거운 걸 올려놔야 된다고 서로 냄비뚜껑을 누르고

있겠다고 티격태격. 그리고 한가롭게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조 애들이 달걀, 단무지,

게맛살, 햄따위를 꺼내는 겁니다 -ㅁ-)!?!?!?!?!?!?!?..........맞다!! 속이 들어가야지!!

우린 정말 바보인가? -_-) 정말이지 아무도!! 그 전날 재료 의논할때 아무도!!

속재료 이야기를 안 꺼냈던 거고. 오로지 '김'밥재료만 준비해온 우리는 우리조는

정말 바보가 아닌가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냄비뚜껑만 누르고 있었습니다.(.......)

다른 조는 후라이팬에 재료를 굽고, 볶고, 썰고. 우리 조는 온리 냄비뚜껑.

아무튼 그 덕에 윤기가 자르르 도는 쌀밥을 짓는 데 성공했습니다!! 오오오오.

소금과 참기름 정도는 역시 다들 잘 빌려줍니다. 슥슥 비볐는데 고소한 향이 솔솔~

흠흠 자. 밥은 완성. 이제 김밥용 발에 김을 깔고 밥을 깔고. =ㅅ=)끗!?

이건 아니다 싶어 역시나 다들 출동. 총 9개의 조였는데 가서 재료를 하나씩이라도

강탈공수해오는 것이 임무. 여기서 햄. 저기서 달걀, 단무지, 시금치, 당근......

참치김밥조에서 참치, 김치김밥조에서 김치. 치즈김밥조에서 치즈 등등.

(다들 재료준비를 저렇게 잘 의논해왔는데 왜 우리조만 ㅠ  ㅠ)

모아온 재료를 모두 한데 모아서 =ㅁ=) 울트라굵은왕김밥 완성!!

재료양이 많지않으니 그냥 다 한데 넣고 하나로 승부한다!!는 모토로 말아버렸더니

거대한 김밥이 탄생했습니다. 오오. 식칼도 빌려와 슥슥 썰고.

풍부한 속재료에 다들 감탄. 선생님이 오시더니 전과 다르게 기대에 찬 표정으로

기꺼이 시식하셨습니다. 무려 세개나 집어드시고 하시는 말씀.

"너희 것이 가장 맛있다 ㄱ-) 그러나 너희는 역시 10점 만점에 8점이다"

그리고 우리조는 환호성=ㅂ=)/~~ 우와 8점이다.

다른 조중에 6점이나 7점 맞은 조애들은 재료를 빌려주지 말 것 그랬다고 투덜투덜.

커다란 김밥은 정말 맛있었지만 우린 한 사람 앞에 한 개씩밖에 먹지 못했고..ORL..

그 전날 실습한 것이 그날 점심이라고 도시락은 필요없다하셨던 선생님 덕분에

우리조는 정말정말 =ㅁ=) 배고팠던 날입니다.


이로써 국딩시절 제대로 준비성없는 장어를 돌이켜보며.. 참 뭐랄까 한심하지만 ㄱ=)

정말 나름대로 즐거웠던 기억이네요. 저는 그래도 저때부터 냉국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사과깎는 연습도 많이 했었죠. 다른 분들 실과 조리실습시간에 무슨 음식 하셨었나요?

덧글

  • 총천연색 2008/01/10 04:34 # 답글

    아 오이냉국. 뿜었어요 바로. 아이구 배야.
    하아하아. 배 아파라.

    아마 김밥은 참치 + 김치 + 치즈의 조합 때문에 8점을 맞은건가보죠?

    초등학교 때 실습은 기억 나는게 없어요.
    -ㅁ- 고작 7~8년 되었을 뿐인데.

    대신 남자 중학교 때 유부초밥 만든 것만 기억나네요.
    엄청 쉬웠던 것 같은데 밥 때문에... 망했던 기억이...

    뭐 이제 지금은 저런 실습과 상관없이
    매일매일이 실습시간입니다. 료리왕이 되는 그날까지. 우어어!~

    아, 그리고 이번 해는 기필코 커플. + ㅅ +
  • 笑兒 2008/01/10 05:05 # 답글

    푸하하하;;; 라면스프 들어간 오이냉국에서 뿜었어요 ^^;;
    속재료가 없었다면 충무김밥을 시도하심이!! <<<야야야야!!!!!!!!!


    실과 시간에 ..)a
    글쎼요; 초등학교때는 방석만들기. 요런거 주로 한거 같고;
    중고등학교 가정시간떄는, 그래도 나름; 샌드위치; 요런것도 했었던 듯 ^^;;
  • 슈레인 2008/01/10 10:00 # 답글

    ㅋㅋㅋ 덜렁대긴 그때나 지금이나
  • 마왕라하르 2008/01/10 11:12 # 답글

    라면스프냉국이라....(왠지 땡깁니...다?)
    그러고보니 국딩 실과 시간엔 요리실습을 했었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하나도 기억에 남아있지를 않습니다....ㅜ_ㅜ
  • 퓨리넬 2008/01/10 22:16 # 답글

    장어님은 정말 재미있는 인생을 사시는분 같아요. ㅋㅋㅋ
  • 장어구이정식 2008/01/11 00:09 # 답글

    총천연색// 김밥 만들 때 다른 조들이 제일 점수가 깎인 곳도 밥이었어요ㅋㅋ 다들 설익고 타고=ㅂ=)후훗 저도 비룡이 되는 그 날까지 우오오~~
    笑兒// ㅋㅋ 김으로만 말아놓고 얻어온 재료는 다 수북히 쌓아놓은 뒤 선생님께 취향껏 드세요'ㅂ')r 라고 하는 겁니까? 샌드위치라. 그것도 재밌었겠어요
    슈비슈비// 지금은 그 때보단 쬐끔 덜 덜렁대그등 ;ㅂ;)!!
    마왕라하르// 분명 맛있었는데 이상해요 ㅋㅋ 라면에 참기름, 설탕이라...다 감칠맛나는 재료아닌가요!!!
    퓨리넬// =ㅂ=)꺄꺄 남들이 보기에 더 재미있는 인생이라 가끔 문제가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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